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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angrim Ha


실생활의 가전 속에서 발견되는 꽃 이미지로 친숙한 하상림의 작품에는 언제부터인가 다양한 종류의 무성한 풀잎이 등장하고 있다. 화면 속 식물들은 단기간에 죽어버리는 유한성을 가진 풀들로, 기존의 소재였던 꽃과 개념적인 측면에서는 동일선상에 있다고 하겠다. 인간의 나약함과 욕망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내기 위해 자연의 경이로움과 숭고함을 부각시키는 그녀의 작품 속 풀잎은 자연의 색이라기보다 언어로 형용할 수 없는 특별한 하상림의 색을 지니고 있다. 세세한 테이핑 작업으로 마무리된 식물의 라인들은 온화한 깊이감으로 발색되는 놀라운 색감과 균일한 두께로 치밀하고 정교하게 입혀진 모습에서 뛰어난 완성도를 느낄 수 있다.